
▲종교 극단주의자들인 화살촉의 햇살반 선생(문근영 분)이 집회를 인도하는 모습
넷플릭스 화제작 `지옥2`를 감상한 김학철 교수(연세대)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드라마 감상평을 전했다. 김 교수는 특히 드라마 속 광기 어린 종교집단 화살촉과 새진리회의 집회 현장이 "낯설지가 않다"는 평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지옥2`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그는 먼저 "넷플릭스의 `지옥2` 시리즈 전편을 다 보았다. 작품이 훌륭하여 감독이 누구인지를 찾아보니 연상호 감독이었다. 혹자는 그가 반기독교적인 영화를 만든다고 비난한다"며 "반면 감독 자신은 교회를 열심히 다닌다고 한다. 내 판단에는 훌륭한 기독교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욥기`와 `전도서`와 예수의 메시지가 조금씩 섞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서방 교회에서는 법정 언어로 이해되다 보니 죄-심판-용서/은혜의 맴돌이질 속에 사람들이 빠지기 쉽다"며 "이 쳇바퀴가 자갈길에 구르다 보면 삐그덕 소리를 내며 온갖 부정적 해석을 낳고, 그것이 다시 사람들의 생명력을 빼앗는다"고 덧붙였다.
`지옥2`의 줄거리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지옥2`는 느닷 없는 고통과 재난을 인과응보로 굳게 해석하는 이들(새진리회/화살촉)과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람들(소도) 사이에 일어난 해석 전쟁을 그린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인과응보의 틀 안에서 극단주의자들인 화살촉이 등장한다. 인과응보 과잉 해석(죄와 회개와 용서를 구함)에 아내를 잃은 남편은 `소도`를 위해 일하다가 화살촉에게 죽어간다. 그는 죽어가면서 마침내 알았다고 이렇게 외친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서로 죽게 만들고, 마침내 지옥을 이 땅에 옮기는 것이 신의 의도다.`
이에 김 교수는 "그러나 그것은 신의 의도가 아니다. 그 역시 고통과 재난은 느닷 없는 것이고 거기에 신의 의도를 부여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소도`에서 극적으로 `새진리회/화살촉` 방향으로 옮겨간 것 뿐이다"라며 "신의 의도가 아니라 인간이 초자연적인 현상에 그렇게 반응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 초자연적인 세력은 재앙처럼 일어나지만 본질적 의미에서 지옥은 인간들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조금 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또 약간의 신파조이기도 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고통의 원인을 묻고,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게서 죄를 발견/발명/창조하려고 하는 대신 사랑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가 드러나고, 사랑으로 생명을 돌보고 지키는 것을 핵심 가치로 말한다. 또 곧 닥칠 종말을 앞둔 것처럼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해야 한다고도 충고한다"고 했으며 "그런데 영화 속 새진리회와 화살촉의 사고 및 그들의 집회 방식이 낯설지 않은 것은 웬일인가"라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