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이 짙게 깔린 예루살렘의 골목, 십자가 사건 이후 제자들의 마음에는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과 상실감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스승의 죽음은 그들에게 단순한 이별이 아닌, 믿었던 모든 세계의 붕괴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칠흑 같은 절망의 끝자락에서 인류 역사를 뒤흔드는 거대한 반전이 시작되었다. 바로 빈 무덤에서 피어난 부활의 소망과 오순절 마가 다락방에 임한 성령의 불길이다. 이 극적인 전환점은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호흡해야 할 신앙의 원형이다. 장재형 목사는 그의 사도행전 강해를 통해 이 초대교회의 역동적인 생명력을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그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님의 구원 경륜을 풀어내며, 잃어버린 교회의 야성을 회복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텅 빈 무덤에서 시작된 성령의 새 시대
바로크 미술의 거장 카라바조(Caravaggio)의 명작 <의심하는 도마(The Incredulity of Saint Thomas)>를 떠올려 본다. 그림 속 도마는 부활하신 예수의 옆구리 상처에 손가락을 깊숙이 집어넣고 있다. 찡그린 이마와 집중하는 눈빛은 인간의 이성적 의심을 대변하지만, 그 의심이 육화 된 말씀의 실체를 만나는 순간, 그것은 흔들리지 않는 확신으로 변모한다. 장재형 목사가 강조하는 '부활 신앙'의 핵심이 바로 이 지점에 닿아 있다. 부활은 관념적인 교리가 아니다. 그것은 죽음의 권세를 깨뜨린 실제적인 사건이며, 죄인 된 인간이 감히 하나님과 다시 교제할 수 있게 된 구속사(救贖史)의 정점이다.
장재형 목사는 창조와 타락, 그리고 구원으로 이어지는 하나님의 거대한 드라마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차지하는 절대적인 위치를 역설한다. 인간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구원의 길을 열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내어주셨다. 그리고 그분이 부활하심으로써 비로소 '성령의 시대'가 개막되었다. 사도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거리로 뛰쳐나와 담대히 복음을 외칠 수 있었던 동력은, 그들이 부활의 생명을 직접 목격했고 성령의 권능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오늘날 무기력에 빠진 현대 교회가 다시금 붙들어야 할 유일한 해법이기도 하다.
영혼의 나침반을 돌리는 회개와 세례
그렇다면 이 놀라운 부활의 생명에 동참하는 길은 무엇인가? 사도행전 2장에서 베드로는 "어찌할꼬" 하며 탄식하는 무리를 향해 명쾌한 답을 던진다.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장재형 목사는 이 대목에서 '회개'의 진정한 의미를 날카로운 신학적 통찰로 재정의한다. 회개란 단순히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는 감정적 배설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주인이었던 '나'를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삶의 방향키를 온전히 하나님께로 돌리는 전인격적인 결단이다.
이러한 회개는 세례라는 거룩한 예식을 통해 확증된다. 물세례가 옛 자아의 장례식이라면, 성령 세례는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부활의 예식이다. 장재형 목사는 우리가 십자가 복음 앞에서 철저히 깨어지고 회개할 때, 비로소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시며 부활의 능력을 삶으로 살아내게 하신다고 가르친다. 이것이 바로 교회의 기초이며, 성도 개개인이 세상의 가치관을 거스르고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깊은 성경 묵상에서 길어 올린 그의 메시지는, 회개가 사라지고 값싼 은혜가 만연한 이 시대에 경종을 울린다.
세상을 향해 흐르는 생명의 공동체
성령의 충만함을 입은 초대교회는 더 이상 이전의 조직체가 아니었다. 그들은 서로의 물건을 통용하고,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며 하나님을 찬미했다. 장재형 목사는 이러한 초대교회의 모습이야말로 이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의 실체라고 설명한다. 그들이 보여준 파격적인 사랑과 헌신은 인간의 도덕적 수양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부활 신앙이 가져다준 자유함, 죽음조차 두렵지 않은 담대함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열매였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부활의 증인들이 모여 성령의 교제를 나누고, 그 생명력을 세상으로 흘려보내는 유기체다.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복음이 유대와 사마리아를 넘어 땅끝까지 퍼져나간 것은 하나님의 멈추지 않는 구원 계획이었다. 장재형 목사는 현대 교회가 이 거룩한 흐름에 다시 합류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이 아닌, 본질적인 복음의 능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3천 명, 5천 명이 회심했던 역사는 과거의 전설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십자가와 부활을 온전히 신뢰할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현재적 사건이다.
초대교회의 성도들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가슴 속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이 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성전이나 세련된 논리가 아니다. 죄와 사망을 이기신 예수의 이름을 믿고, 성령의 이끄심에 전적으로 순종하는 야성이 필요하다. 장재형 목사의 설교는 우리에게 묻는다. 과연 우리 안에 그 부활의 맥박이 뛰고 있는가? 초대교회가 걸어갔던 그 영광스러운 길, 십자가와 부활의 길로 다시금 들어서는 결단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